어지럼 클리닉

양성 발작성 체위성 어지럼(이석증)

흔히 '귀에 돌이 생겼다', '이석증이 생겨 어지럽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귓속 어디에 돌이 생기는 것이며, 그 돌이 왜 어지럼증과 관련이 있을까요?

귀에서 평형 감각을 담당하는 기관 중 '반고리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고리 모양으로 생긴 관이며, 이 안에는 림프액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반고리관 안에 있는 림프액의 흐름에 따라서, 우리의 몸이 평형감을 느끼게 됩니다.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갑자기 멈추어 서게 되면, 심한 어지럼을 느끼게 됩니다. 몸이 빙글빙글 돌게 되면 림프액도 따라서 돌다가, 제자리에 멈추게 되면 림프액은 관성에 따라서 계속 반고리관 안에서 빙글빙글 돌게 되므로 이 림프액의 흐름 때문에 어지럼을 느끼게 되는 것인데요.

'이석증'은 이 반고리관 안에 돌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머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이 돌이 굴러 움직이면서 림프액이 빙글빙글 돌게 만들고, 그래서 머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심한 어지럼증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빙글빙글 돌던 림프액이 조금 후에 멈추게 되면 어지럼이 좋아지게 되지요.

따라서 이석증, 즉 양성 발작성 체위성 어지럼의 경우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어지럼이 지속되는 시간은 30초에서 1분 사이로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이러한 이석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고리관 내의 돌(이석)을 제거하기 위한 물리치료를 시행하고, 동시에 약물 요법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하루종일 심하게 어지럽다면, '전정신경염' 의심

우리 몸의 평형감각과 어지럼을 담당하는 8번 뇌신경을 '전정신경'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전정신경염'이라고 합니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전정신경의 기능이 떨어져 심한 어지럼이 발생하는 것인데요.

앞서서 이석증이 짧은 시간에 어지럼이 좋아지는 반면, 전정신경에 생긴 염증은 지속적인 것이므로 환자는 수일 동안 눈을 뜨고 있기 힘들 만큼 심한 어지럼과 구역, 구토 등을 호소하게 됩니다. 대개 입원하여 스테로이드 주사, 수액 주사 등을 투여하면서 호전되기를 기다립니다.

'청각' 증상과 '어지럼'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메니에르병' 의심

'메니에르병' 약간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최근에 연예인들 중 환자가 발생하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병입니다. 귀에서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반고리관' 등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 안에는 림프액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 때문에 이러한 림프액이 달팽이관과 반고리관 내에 과다하게 들어차게 되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증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달팽이관 기능 저하로 인한 청력 증상, 그리고 반고리관 기능 저하로 인한 어지럼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므로, 어지럼과 함께 난청, 이명, 이충만감 등의 청력 증상이 동반되는 것이 이 병의 특징입니다.

따라서 메니에르병을 진단하기 위해서 청력검사와 어지럼에 관한 평형 검사를 함께 시행하여야 하며, 치료는 약물치료에서부터 아주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까지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