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출혈(코피)

코피, 왜 나는 것인가요?

좌우의 콧구멍을 나누는 벽인 비중격 앞부분, 그러니까 코 앞부분에는 키셀바흐(Kisselbach) 영역이라 해서 혈관이 많이 모여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코피의 가장 많은 원인 중의 하나는 바로 이 키셀바흐 영역의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 혈관이 왜 터질까요? 가장 흔한 이유는 바로 기계적 손상, 즉 코를 후비는 것입니다. “저희 아이는 코를 후비지 않는데요?”라고 말씀하시는 보호자분들이 간혹 계시는데요, 부모님이 보시지 않는 곳에서 무의식중에 코를 후비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코가 많이 간지러울 때도 코를 많이 건드리게 돼 코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 치료를 위해 코 안에 뿌리는 비강내 스프레이 약제가 도리어 코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스프레이를 사용하면서 너무 안쪽으로 분무해 비중격 쪽에 뿌리게 되면 점막이 손상돼 코피가 나게 되고,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되면 심한 경우 비중격 천공이라는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비강내 분무약제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의사의 처방을 받고 정확히 사용 설명을 들으신 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피, 위험하지는 않나요?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닌가요?

특히 아이들의 경우 십중팔구 앞서 말씀드린 키셀바흐 영역에서의 출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뒤에서 말씀드린 응급처치를 적절하게 시행하면 쉽게 멎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코피 자체도 너무 많이 흘리게 되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응급처치를 해도 코피가 멎지 않는 경우에는 응급실을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고 계시지는 않는지, 혹은 혈우병이나 혈소판 감소증, 혈액응고인자 부족 등의 다른 전신질환이 없는지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검사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코피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

  • 1코피가 나면 머리를 뒤로 젖힌다= 코에서 피가 줄줄 흐르면 무의식중에 고개를 뒤로 자주 젖히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것은 아주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혈액이 목 뒤로 흘러 식도, 기도로 들어가게 되면 식도염 및 흡인성 폐렴 등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코피가 났을 때는 오히려 고개를 약간 앞으로 숙여 목 뒤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 2휴지로 꽉 틀어막는다= 화장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화장지 등을 돌돌 말아 코에 꽉 틀어막곤 합니다. 하지만 표면이 거친 휴지 등을 사용하면 코 점막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코피가 더 심해지고는 합니다. 따라서 화장솜이나 약솜처럼 표면이 부드러운 솜을 이용해 코를 막아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3코피, 그까짓 걸로 병원을…= 코피로 인해 출혈량이 많아지면 저혈량성 쇼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저런 응급 처치로도 코피가 잘 멎지 않을 때는 주저 없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피 응급처치는 바로 이렇게!